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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후변화’를 반영해 편곡한 ‘비발디 사계’는 어떤 느낌일까

매일경제

고재원 기자

2023년 9월 21일

안토니오 비발디가 1725년 작곡한 사계는 4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구성된다. 1번부터 순서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묘사했다. 작곡 후 300년 가까이 지난 현재, 사계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어서다. 인공지능(AI)이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비발디의 사계를 편곡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유성구 KAIST 본원 대강당에서 ‘사계 2050-대전’ 공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연세대 기악과 교수)이 프로젝트 예술감독과 솔리스트를 맡아 40인조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공연은 2050년 대전의 기후 예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발디 사계를 재창작한 것이다. 남주한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와 박주용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공하는 시나리오 중에서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대전의 위도와 경도를 입력해 기후를 예측했다.


그 결과 2050년의 대전은 1년 중 44.2%에 해당하는 161.5일동안 여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최고기온은 39.5도였다. 현재는 37.1도다. 폭염일수는 현재 28.9일에서 47.5일로 늘어났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사계를 편곡했다. 재창작된 사계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불규칙하며 혼란스러운 분위기의 곡이라 평이다. 생물다양성이 감소해 ‘봄’의 새소리로 표현된 부분이 대폭 줄어들었고, 기후변화로 길어진 ‘여름’은 원곡보다 길이를 늘여 훨씬 느린 호흡으로 진행됐다. 극심해진 이상기후로 변덕스러워지는 날씨를 강조하기 위해 몰아치는 폭풍우를 그려낸 악장은 훨씬 강렬하게 표현됐다.


가을은 화음과 조성이 없어 불안하고 소음처럼 들리는 무조성 기법으로 표현됐다. 겨울은 2023년에 비해 11일 짧아지는 결과를 반영해 기존 곡에서 쉬어가는 부분들을 생략해 길이를 줄였고, 옥타브를 빠르고 급격하게 넘나드는 편곡으로 삼한사온보다 잦은 빈도로 반복되는 극심한 추위를 묘사했다

사계에는 계절마다 짧은 정형시가 있다. 여름의 정형시 부분에는 ‘무자비한 여름 태양 아래, 대전의 시민과 나무들 모두 시든다’, ‘나무들은 갈라지고 있다’, ‘그의 지친 몸은 생물다양성의 붕괴로 강화된 벌레와 말벌 떼로 고통받고, 번개와 요란한 천둥으로 두려워 휴식을 찾지 못한다’ 등의 문구가 삽입됐다.


연구팀은 “인간과 AI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창조된 음악 작품은 예술가와 첨단 기술의 공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연구를 이어간다면 인간의 개입을 최소한 상태에서도 높은 수준의 음악 작곡이 가능한 과학기술과 예술의 혁신적인 융합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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